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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산한옥마을, Nikon Fm2, 2003


집에는 많은 표정이 있다. 곳에 따라 때에 따라 또한 시간에 따라 집의 표정은 다양하고 다채롭게 달라진다. 집이란 빛이 닿은 곳과 그림자 진 곳이 부각되어 시간에 따라 모습을 달리해 가는 흐뭇한 하나의 교향시이며, 마을이란 조각진 집들이 협주해서 구성하는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비장한 교향시이기도 하다. 집이란 크다고만 좋은 것도 아니고 작다고만 불편한 것은 아니다. 집에는 질서가 깃들어야 한다. 구석구석이 제대로 꾸며져야 함은 물론이다. 그러나 어느 한 구석은 마음 푹놓고 기대고 또한 같이 속삭일 수도 있는 그러한 공간이 있어야 한다.

집이란 지나치게 빈틈없이 꾸며졌다는 사실만으로는 만족키 어려운 것. 설령 제한된 비좁은 공간일망정 터진 곳이 있어야 하며 또한 꽉 막힌 곳이 있어야 한다. 집이란 패각(貝殼)과도 같아 완벽해야 하나 그 속에는 생명이 울려야 한다. 마치 그 속에 바다의 물소리가 울리 듯이.


김중업, <문장백과사전, 집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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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옥 project/귀에 담기 l 2008/06/2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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